저번 시간에는 기름의 구조에 따른 종류, 포화지방과 불포화지방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포화지방과 불포화지방이 나쁜것이 절대 아니고 우리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적절히 섭취하는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이번에는 실제로 포화지방과 불포화지방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알아보도록 하죠. 사실 이 내용은 생명과학에 포함된 내용이지만, 화학쪽으로 접근을 해보겠습니다.
1. 세포막의 구성 : 인지질 이중층
세포막은 주로 인지질이라는 분자로 구성되어 있어요.
세포의 단면
이 인지질은 "머리"와 "꼬리"로 이루어진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죠.
머리는 친수성(물을 좋아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물과 잘 섞이고, 꼬리는 소수성(물을 싫어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물을 피하려고 해요.
이러한 성질 덕분에 인지질은 물속에서 자동으로 머리가 밖을 향하고 꼬리가 안쪽을 향한 이중층을 형성하게 돼요.
인지질의 꼬리는 지방산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이 지방산은 포화지방산일 수도, 불포화지방산일 수도 있어요.
포화지방산은 탄소-탄소 간의 단일 결합만을 포함하고 있어 꼬리가 곧게 뻗어 있는 반면, 불포화지방산은 하나 이상의 이중 결합을 포함하고 있어 꼬리가 꺾인 형태를 띠죠. 이 꼬리의 모양이 세포막의 유동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포화지방산불포화지방산
2. 유동성을 지닌 세포의 기능
세포막의 유동성은 단순히 구조적 특징에 그치지 않고 세포의 기능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세포막을 이동하는 물질
세포막이 딱딱한 벽이 아니라 인지질의 이중층으로 이루어져 있어 물질들이 이중층을 왔다갔다 할 수 있죠. 여기서 말하는 물질은 산소, 단백질 등 세포가 살아가기에 필요한 물질들일 수 있으며 세포내 노폐물이 될수도 있죠. 이때 만약 세포막이 너무 딱딱하면 이 단백질들의 움직임이 제한되어 세포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유동성이 높아야 이러한 물질 이동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답니다. 이와 반대로, 유동성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세포막이 불안정해져 외부의 유해 물질이 쉽게 침투할 위험이 있어요.
그렇다면 유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일까요?
3. 유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화학적 요인
세포막의 유동성은 지방산의 구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요. 포화지방산은 꼬리가 직선형이라 분자들이 서로 가까이 밀착될 수 있어, 세포막이 더 단단하고 덜 유동적이게 만들어요. 밀착될 수 있다는 이야기는 같은 부피내에 많은 분자가 들어갈 수 있어 밀도가 높다는 이야기죠. 밀도가 높을수록 물질의 이동이 어렵겠죠.
반면, 불포화지방산의 꺾인 꼬리는 분자들 사이에 간격을 만들어 세포막을 더 부드럽고 유동적으로 만듭니다. 저번 게시글에서 언급했듯 이중 결합이 많을수록 탄소사슬의 직선형은 꺾인 형태로 바뀌죠.
불규칙적으로 꺾여있는 분자들이 쌓이면 '밀착'되지 않기 때문에 같은 부피내에 상대적으로 포화지방산보다 덜한 양의 분자들이 들어갈 것이고, 밀도는 상대적으로 더 낮아지죠. 밀도가 낲을수록 물질의 이동이 수월하고, 이것을 '유동성이 높다'라고 표현합니다.
또한, 세포막의 유동성은 온도에 따라서도 달라져요. 온도가 낮아지면 지방산의 꼬리가 서로 더 가까워지면서 세포막이 경직되고, 반대로 온도가 높아지면 분자들이 활발히 움직이며 세포막이 더 유동적으로 변하죠.
흥미로운 점은 세포막에는 콜레스테롤이라는 분자도 포함되어 있다는 거예요.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의 유동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온도가 낮을 때는 분자들 사이를 벌려 유동성을 높이고, 온도가 높을 때는 과도한 움직임을 억제해 안정성을 유지하죠. 이처럼 세포막은 다양한 화학적 요인에 의해 그 유동성을 유지하고 있어요.
4. 음식과 세포막 유동성의 연결고리
우리 몸은 음식에서 섭취한 지방산을 사용해 세포막을 구성합니다.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식단은 세포막의 유동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요. 특히 오메가-3 지방산과 오메가-6 지방산은 세포막의 유동성을 유지하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지방산은 주로 생선, 견과류, 식물성 기름 등에 풍부하죠.
오메가3 지방산이 포함된 음식들
하지만 조리 과정에서 주의가 필요해요. 불포화지방산은 열과 공기에 노출되면 산화되기 쉽기 때문에 높은 온도에서 오래 조리하면 지방산이 변질될 수 있어요. 산화된 지방은 세포에 손상을 줄 수 있는 활성산소를 생성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기름은 저온 조리나 드레싱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좋아요. 또한 불포화지방산을 많이 섭취하여 유동성이 너무 증가하면 필요없는 물질들이 세포내로 들어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세포막의 유동성은 세포가 생명 활동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 유동성은 지방산의 화학적 구조, 온도, 콜레스테롤과 같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조절되죠.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은 세포막의 유동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균형 잡힌 식단과 올바른 조리법이 중요하답니다.
다음 글에서는 기름이 요리에서 쓰이는 곳에 대해 화학적으로 조금 더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