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에서 기름은 빠질 수 없는 재료입니다. 요리를 할 때 재료를 볶거나 튀길 때, 혹은 드레싱으로 활용할 때 기름은 맛과 향을 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기름이 단순히 맛을 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화학적으로도 흥미로운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고 계셨나요? 이번 글에서는 기름의 화학구조와 기름이 소수성에 대해 탐구해 보겠습니다.
1. 탄소의 구조
우선 기름을 이해하기 위해선 기름을 구성하고 있는 탄소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이 필요합니다.
탄소 원자는 기본적으로 팔이 네개가 있어, 다른 네개의 원자와 결합을 할 수 있습니다. 수소는 팔이 1개, 산소는 2개, 질소는 3개인것에 비해 탄소는 팔이 많은 편이며, 팔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원소들과 다양한 결합을 할 수 있고, 다양한 화합물을 구성할 수 있다는 굉장히 큰 특징이 있습니다.
이때 탄소는 다른 여러 탄소들과 쭈욱 연결되어 탄소사슬을 만들 수 있는데, 보통 우리가 아는 기름들이 다 이러한 구조입니다.
참기름 내 분자구조 (출처 : fluorF's Laboratory )
아마인유 내 분자구조 (출처 : fluorF's Laboratory )
참고로 분자구조를 살펴보면 위에 있는 자료처럼 탄소(C)가 표시되어있지 않은데, 꺾인 부분에 탄소가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또한 탄소의 팔이 네개인데 팔이 표시되지 않는 경우는 수소(H)와 결합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탄소화합물에는 탄소와 수소가 워낙 많이 들어가다보니 편의상 이렇게 표시합니다.
탄소 사슬이 길수록 분자량이 높아져 끓는점, 녹는점도 높아지고 표면적이 넓어져 여러 물리적 성질의 변화를 줍니다.
2. 기름의 소수성 : 물과 섞이지 않는 비밀
기름은 풍미가 있고 매끈한 질감을 가지며 끓는점이 높다는 등의 특징 중 다수는 화학적으로 물과 다르고 친하지 않는 기름의 기본 속성에서 기인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질을 소수성이라고 하는데,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름은 물과 섞이지 않는 대표적인 물질입니다. 이 성질을 **소수성(hydrophobicity)**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기름 분자의 화학적 구조에서 비롯됩니다.
기름 분자의 지방산 부분은 길고 비극성인 탄화수소 사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반면 물은 극성을 가진 분자입니다. 극성 분자와 비극성 분자는 서로 잘 섞이지 않는데, 이는 전기음성도( Electronegativity)와 연관있습니다. 전기 음성도는한 원자가 화학 결합을 할 때 다른 전자를 끌어들이는 정도를 수치화 한 것입니다.
전기음성도 표 (출처: 좋은 습관)
쉽게 말해서 두 원자가 결합을 할때 전자를 공유하는데, 그 공유된 전자를 끌어당기는 힘입니다. 두 원자중 전기음성도가 큰 원자가 공유된 전자를 더 끌어당기기 때문에 미세한 음전하를 띠게 되고, 상대적으로 전기음성도가 낮은 원자는 미세한 양전하를 띠게 됩니다.
분자라 함은 전기적으로 중성이어야 하지만, 전기음성도 차이때문에 미세한 분극 현상이 나타나고 이 분극 현상이 잘 일어나면 친수성, 잘 일어나지 않으면 소수성이라고 합니다.
물은 수소와 산소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두 원자의 전기음성도가 1.2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분극현상이 잘 일어납니다. 그러나 기름을 구성하고 있는 탄소사슬은 탄소와 탄소사이에는 전기음성도 차이가 안나고, 탄소와 수소 사이에는 전기음성도가 0.2정도밖에 차이나지 않기 때문에 분극이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극성을 띠는 물과 극성을 거의 띠지 않는 기름은 서로 섞이지 않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기름의 화학구조와 소수성의 원리를 살펴보았습니다. 기름은 단순한 요리 재료를 넘어 화학적 구조와 성질로 인해 독특한 역할을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포화지방과 불포화지방의 차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며, 기름이 건강과 요리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